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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대한민국은 좁아터진 땅떵어리를 가지고 있다고 불평 불만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란 세상은 당신이 좁다고 불평할 만큼 좁은 땅이 아니다.
그 넓은 세상, 대한민국 안에 참 많은 역이 모여있다.


#1. 긴 직선 위에 올라앉아있는 역도 있다.
대한민국의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경부선.
빠르고 정확하게 사람과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직선 위에 올라앉아있는 역이 많다.





#2. 한편, 자신의 기능을 다 하고 모든 것이 사라져 터만 남은 역도 있다.
아무도 이곳이 역이었다는 현판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역 터를 알리는 현판은 쓰레기 집하장으로 변하고, 죽어서까지 사람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지구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물며 사람이 만들어놓은 역도 피해갈 수는 없는법.
그렇게 이름과 자신이 있었던 자리를 남기고 역사(驛舍)와 선로는 역사(歷史)속으로 사라진다.





#3. 건물 하나 없이, 역이라는 표시만 덩그러니 있는 역도 있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눈이 오면 그대로 눈을 맞아야 하고, 비가 와도 그대로 맞아야 한다.
아무도 관리해 주지 않지만, 역 자신이 자기를 돌본다.





#4. 역 등록이 되어 있고, 바로 열차가 지나가지만 건물도 없고, 열차도 모두 통과해버리는 역이 있다.
여객취급이 중지되어 역의 기능을 상실한 이후에도
역은 주민들을 위하여 텃밭과 마실을 제공해준다.

간혹 역에서 공중사상사고가 날 때에도
역은 그 잔혹한 순간에도 등을 돌리지 않는다.

(Nrail회원 여러분! 안전이 우선입니다! 위험한 행위는 지금까지 했던것만으로도 충분해요!)





#5. 역사는 있지만, 아무도 없는 역도 있다.
차가 정차하지 않을 때는 그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역
그래서 무배치 간이역은 사람의 손길을 더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6. 표없이도 내리면서 버스처럼 돈을 낼 수 있는 역이 있다.
원래 열차는 승차권을 끊지 않으면 탈 수 없다.
하지만 나가면서 버스처럼 천원짜리 한장을 주고 나올 수 있는 역이 있다.
승차권을 끊고 타는 것 보다 무언가 마음이 넓고 푸근한 시골의 푸른 하늘이 느껴진다.






#7. 전동열차만 서는 역이 있다.
전동열차를 타러 갈 때면 항상 존재하는 역이기 때문에, 역사(驛舍)내에 있으면서도 역사의 존재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아무런 불평 없이 사람을 위하여 서 있는 역.
여객을 위한 열차 중 가장 낮은 등급의 '전동열차'만을 위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8. 엄청나게 큰 역도 있다.
시종착 역이나, 주요 거점역은 정말 말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자연채광을 위하여 유리로 지어지고, 이러한 큰 역사 주변의 선로에는 전차선이 깔린다.
이제는 사람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역이 아닌,
환경과 사람을 위한 역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9. 정말 복잡한 역도 있다.
분기역 같이 타는곳이 많은 역은 사람들이 혼동하기 쉬운 역이다.
사람들은 문제가 많은 역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노선의 분기를 위하여 역은 존재한다.





#10.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역도 있다.
아쉬움도 많지만,
역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아무도 바꿀 수 없다.





#11





#12. 버스가 없는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역도 있다.
그곳은 도로를 달리는 대중교통수단이 거의 전무하다.
택시마저 공차료를 주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는 그곳....
그곳 사람들을 위해 역은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13. 사랑과 청춘이 있는 역이 있다.
나같은 솔로부대에게는 사랑이 있는 역이 어디있냐고 반문하겠지만,
확실히 거기는 사랑도 있고 청춘도 있다.
언제까지나 청년으로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그곳...
그곳에서는 사람도, 자연도, 역도, 언제까지나 청춘일 것이다.





#14. 대도시 안에 있는 작은역
대도시 안에도 작은 역이 있다.
바쁜 생활에 쫓긴 도시 사람들이 한번 쯤은 꼭 찾아봤으면 하는 곳
설령 그곳에 사람이 없다 해도,
그곳에는 여유가 있고, 한 번 뒤를 돌아볼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



2010년 상반기
경춘선 강촌, 경강, 금곡, 사릉, 신공덕, 화랑대역, 성동역 터
중앙선 청량리, 양원역
경원선 전곡, 한탄강역
경부선 천안, 평택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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